개발자 동그래의 2020회고

개발자 동그래의 2020회고

개발자 동그래의 2020

2020년은 다른 해보다 내게 더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해였던 것 같다. 물론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해 생긴 변화도 있겠지만, 그 외에도 온전한 독립을 한 것, 3년동안 지속했던 개발 동아리를 그만 두게 된 것, FEConf 오거나이저로 들어간 것 등등 내게 환경적, 시간적 변화 속에서 한해를 보냈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은 키워드를 뽑으라면 ‘번아웃’이 아닐까 싶다.

😇번아웃의 시작과 끝은 🏝제주도에서~

두번의 제주도 여행

여행때문에 번아웃이 온 것은 아니였고, 딱 왼쪽 여행 시작 시점부터 번아웃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오른쪽 마지막 여행을 깃점으로 온전히 극복했다.

나는 내 손으로 서비스를 만드는 것과 새로운 무언가를 알아가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나서 휴일이나 주말, 퇴근 후에도 카페에 들려 공부하거나 코딩과 관련된 것들을 했다. 즉 나는 코딩이 취미였다.

개발을 공부하기 시작하고 올해 처음으로 상반기가 마무리 될 때 쯔음 “개발이 하기 싫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일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사실 이 당시에 내가 번아웃이 왔던 것은 내 스스로에 대한 높은 기준으로 내 자신을 채찍질 했던 것, 내 기대와 회사의 기대가 달라서 생기는 상실감 이라고 생각한다.

내 자신의 단점만 보고, 다른 사람들의 좋은 모습을 보며 내 자신에게 강한 채찍질을 해왔다. 마린의 스팀팩과 같이 언젠간 내게 독이 되는 시점이 올 수 있겠단 생각을 했지만, 그 순간순간마다 내게 큰 성장으로 돌아왔기에 항상 그래왔다. 이러한 성장이 당연하다 생각했고, 여러가지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내게 한계치가 왔다.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하던간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 과거 동아리를 리드하거나, 외주,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내가 사장인 것처럼, 내 서비스인 것처럼 일했다. 크게 두가지 이유인데 하나는 개인적으로 내 자신이 후회 할만한 행동을 하고싶지 않고 이러한 경험이 모두 내 성장으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과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들의 눈치를 많이 봤던 것 같다.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좋은게 좋은거지 라는 생각에 정말 아니다 싶은게 있으면 따르거나, 순리가 아닌 상황에도 내가 나중에 해결하면 되지 등으로 타협했던 것들이 독으로 다가왔고, 내 기대치와 회사의 기대치는 점점 멀어져 갔다.

이러한 것들로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고, 친구들과 회사 동료들의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자존감이 더 낮아지고 있었다.

이러한 경험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부정했고, 아무것도 안하고 쉬다보면 시간이 자연스레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시간이 지난 후에는 새로운 것들을 해보며 이를 극복하려 노력했다. 새로운 것들을 하더라도 그 순간일 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생각보다 허무하게 번아웃을 극복할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

바로 회사 사람들에게 내 상황을 공유하는 것이었는데, 공유가 그렇게 쉽진 않았다. 사람들에게 내 상황을 공유하면 무능력하고 한심하게 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웹 매니저분, 실험 팀 리더분, 회사 동료(수형님)과 티타임 또는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지속적인 질문 속에서 번아웃이 왔음을 인정하고 사실대로 털어놓을 수 있었고 리더분, 동료들에게 내 상황을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지속적인 피드백과 조언 속에서 극복해 낼 수 있었다.

두번다신 겪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이로 인해서 얻은 것들이 있다.

  1. 내 자신에게 박하게 굴지 않기 (자존감 높이기)

    사실 생각해 보면, 나는 항상 내자신에게 박했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실력에 대한 강박관념이 강했다. 물론 내가 프로젝트를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때면 내가 이래도 되나? 이런 생각에 불안감 컸다. 하지만 이런 불안감과 압박은 오히려 내게 독이 된다. 이렇게 한다 하더라도 내가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으며 언젠간 또 한계에 부딛히게 된다. 이러한 것들을 인정하고, 내가 지금 필요한 것들 고민인 것들에 대한 것을 차근차근 공부하려 한다. 그리고 휴식에 대해서도 익숙해져 가고 있다.

  2. 확실한 의사를 표현 및 양보할 것과 아닌 것을 명확하게 하자. 되돌아보면 그 당시에도 이러면 안될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미래의 내가 다 핸들링 할 수 있어! 라는 생각에 타협했던 것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순간의 행복일 뿐 나중에 큰 불행으로 찾아옴을 뼈저리게 느꼈다. 2020년 하반기부터는 그래서 좀 더 확실한 의사 표현을 했다.

이로 인해서 내 확실한 의사를 밝히고, 양보할 것과 아닌 것을 명확하게 하는 것 , 내 자신에 있어서 솔직해 지는 것, 내가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 알 수 있어 감사한 순간이기도 했다.

올해 나는 어떤 것을 경험하고 성장 했을까?

올해 경험하고 성장했던 것에 있어 두서없이 적어보려 한다.

임팩트 관점에서 일하는 방식

2020년에 실험 플랫폼 팀을 선택한 것은 그 해에 있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동료와 함께 일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예전에는 혼자 무언가를 만들어 달려가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면, 실험플랫폼 팀에서 혼자가 아닌 팀원과 함께 임팩트 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했다.

주로 어떤 고민을 했냐면

  1. 혼자 다하는 것이 아닌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다른 동료들이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우리는 팀이고 함께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다른 사람들에겐 너무 당연한 이야기 일 수 있지만 나 혼자 1인분 이상의 + 가 되는 일을 하는 것 보다, 다른 사람들이 배로 더 잘 할 수 있게 * 가 되는 일이 더 좋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우쳤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실험 팀 서버개발자 분에게 웹을 알려드려 내가 핵심 로직을 짜고, 다른 부분을 서버 개발자 분이 챙겨가실 수 있게 한 것과 리뷰어 풀을 늘린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생각한다.

  2. 핵심이 뭔지? 가성비를 따져보는 것

    때로는 공수 대비 임팩트가 별로 없는 것이 꽤 있다. 물론 나중에 언젠가는 챙겨가야 할 것이겠지만, 꼭 지금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선순위에 따라 저비용 고효율을 따져보고, 비슷한 임팩트라면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나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고민하는 습관이 생겼다.

    실제로 이러한 관점 덕에, 동아리의 지원자 관리 백오피스를 동아리 팀원들과 짧은 기간 내에 성공적으로 배포할 수 있었다.

  3. 코드를 쉽게 짜고, 컨텍스트가 최대한 없는 방향으로 코드를 짜는 것

    우리 회사 CTO님이 평소에 하셨던 말 중에 “가장 좋은 코드는 남들이 봤을 때 간단하다 느끼게 하는 코드”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컨텍스트가 많아지면 코드 파악이 어려줘 진다 생각했기에 최대한 컨텍스트 없이, 그리고 읽고 파악하기 쉬운 코드를 짜기 위한 고민을 했다. 이후 라이브러리를 도입하거나, 구조를 잡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추가로 새로 들어오신 웹 개발자 분에게 코드 팔로업을 시켜드리고, 같은 코드를 가지고 개발하면서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실험

올 한해동안 실험플랫폼을 만들고 전사에 실험을 하는 문화를 전파하면서,

제품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 실험(A/B Testing & 측정)이 없다는 것은 자동차 계기판과 네비게이션이 망가진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위험한 것인데.

그런 과정에서 전사적으로 실험 문화를 자리잡게 하는 과정, 실험에 필요한 요소들 + 어떤 것이 중요한지에대해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젠 내가 실험을 적극적으로 사용해보면서 제품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으면 좋을 것 같다.)

실험 조직 관련 블로그 글

웹 개발

2020년 목표 중 하나는 웹뷰가 아닌 반응형 웹, 복잡도가 높은 페이지를 만들어 보는 거였다. 그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웹뷰만 만들었었기 때문인데, 이제 반응형 웹을 만들고 배포하는 것에는 도가 텃다고 생각한다. 올해 회사 프로젝트와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토나올 정도로 많은 페이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뱅크샐러드 채용 페이지부터, 실험 플랫폼, 회사개인 블로그, iOS 컨퍼런스 및 동아리 소개 페이지, 동아리 지원자 관리 백오피스까지.

크고 작은 여러 웹 페이지를 만들어보면서 웹 개발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다만 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보면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와 괜히 했다 느끼거나 아쉬움이 너무 커 숨기고 싶은 프로젝트로 나뉘는 것 같다. 공을 들였던거랑 들이지 않았던 것의 퀄리티 차이는 내가 봐도 현격하게 난다. 회사 프로젝트의 경우 코드적으로 더 많은 신경을 썼어야 했으며, 사이드 프로젝트의 경우 용두사미로 끝나거나 별 의미없다 생각되었던 프로젝트들이 있었다. 그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거나 공을 들이고 있는 프로젝트에 더 집중했으면 더 의미있었을 것 같다.

다만, 결과물과는 별개로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들은 공을 정말 많이 들였거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얻은게 많았던 경우가 그랬던 것 같다.

문서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 (+ 코드리뷰 커뮤니케이션)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는 것과 같이 이제 개발을 진행하기 전에 문서로 내가 하려고 하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공유한 뒤에 작업을 시작한다. 이로 인해 내가 해야할 것, 놓친 것들을 명확하게 할 수 있고 내가 개발해야할 핵심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추가로 코드리뷰 커뮤니케이션 (P1~P5) 방식 또한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누군가와 협업하거나 혹시 나중에 이직을 하더라도 해당 방법은 적극적으로 회사에 도입하거나 활용할 예정이다.

이 이외에도 FEConf오거나이저, 부스트 캠프, 외부 발표 등의 일에서 감사한 일과 아쉬웠던 것 등이 있었다.

2021에 나는?

2020년을 되돌아 보면서 나는 서비스를 잘 만드는 방법, 임팩트 관점에서 일하는 방식, 실험을 터득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험들을 토대로 단순히 서비스를 잘 만드는 개발자가 아닌 서비스를 성공시키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혼자가 아닌 팀, 조직이 성공으로 갈 수 있게.

참고 자료

2019년엔 조은님, 2020년엔 한솔님을 통해 다양한 회고 방식과 다같이 회고하는 문화에 대해 알게 되었다. 주변에 이렇게 좋은 문화을 알려주는 동료가 있음에 너무 감사함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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